AI의 기억은 두 갈래입니다 — 그리고 둘 다 '축적'을 요구합니다
"글을 올렸는데, 왜 AI가 아직 우리를 모르죠?"
좋은 질문입니다.
답하려면 AI가 정보를 얻는 두 갈래 경로를 구분해야 합니다.
하나는 학습된 기억, 다른 하나는 실시간 검색. 둘은 작동 방식도, 업데이트 주기도, 우리가 대응하는 방법도 완전히 다릅니다.
경로 ① 학습된 기억 — 모델 안에 새겨진 지식
LLM은 인터넷 규모의 텍스트를 '다음 토큰 맞히기'로 수조 번 학습하며 만들어집니다(1편 참고).
규모부터 보겠습니다. 메타의 Llama 3 기준 15조 토큰 — 책 1억 권이 넘는 분량입니다. 수천 개의 GPU로 수개월이 걸리고, 이 사전학습이 전체 계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합니다.
여기서 사장님께 중요한 사실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학습 데이터에는 마감일이 있습니다.
모델은 특정 시점까지 수집된 데이터로 학습되고, 그 이후의 세상은 모릅니다(이를 knowledge cut-off, 지식 마감일이라고 부릅니다). 오늘 올린 글이 모델의 '기억'에 들어가려면 다음 학습 사이클에 수집되어야 합니다. 언제, 무엇이 수집될지는 외부에서 통제할 수 없습니다.
둘째, 학습 데이터는 걸러집니다.
AI 회사들의 데이터 파이프라인은 대략 이렇게 돌아갑니다. (물론 훨~씬 많고 복잡하지만 간단하게 표현했어요)
웹 크롤링(수집) → 품질·유해물 필터링 → 중복 제거 → 도메인별 배합
복사·붙여넣기식 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문장은 중복 제거 단계에서 사라질 확률이 높습니다. 심지어 학습 마무리 단계에는 고품질 자료를 집중 투입하는 커리큘럼(annealing)까지 씁니다 — AI 회사들이 그만큼 '원본성 있는 좋은 글'을 골라 먹인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고유한 정보가 담긴 원본성 있는 기록은 살아남아 모델의 기억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여기서도 '그 업장만 쓸 수 있는 글'이 유리합니다. 3편에서 본 인용 친화 글쓰기와 정확히 같은 방향입니다.
경로 ② 실시간 검색 — RAG, 답변 시점의 참고자료
ChatGPT, Perplexity, 구글 AI Overviews, 네이버 AI 브리핑 같은 답변 엔진은 질문을 받으면 웹을 검색해 문서를 읽고, 그것을 근거로 답을 조립합니다.
이 방식의 공식 명칭이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검색 증강 생성)입니다. 구글이 2026년 5월 공식 가이드에서 자사 AI 검색의 핵심 기술로 직접 명시한 그 방식입니다. 그라운딩(grounding)이라고도 부릅니다.
구글은 여기에 쿼리 팬아웃(query fan-out)도 공개했습니다. "잡초 가득한 잔디 고치는 법"이라는 질문 하나를 받으면, 시스템이 "최고의 제초제", "약품 없이 잡초 제거", "잔디 잡초 예방" 같은 하위 질문 여러 개로 동시에 검색해 답을 조립합니다. 질문 하나 뒤에 검색 여러 개가 돌아간다 — 그래서 한 키워드만 노리는 것보다 주제를 여러 각도로 덮은 콘텐츠가 유리합니다.
이 경로는 학습보다 훨씬 빠르게 반영됩니다. 검색에 잡히는 순간 인용 후보가 되니까요.
저희 고객사인 성수동 와인바 둘쭈라 성수 사례에서, 발행 다음 날 네이버 AI 답변에 글이 확인된 것도 바로 이 경로입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3편에서 다룬 대로 AI가 읽을 수 있는 구조여야 하고, 검색 단계에서 상위에 올라올 만큼의 신뢰 신호 — 도메인 신용도, 콘텐츠 품질, 최신성 — 가 쌓여 있어야 합니다. 구글 표현을 빌리면 "생성형 AI 기능은 핵심 검색 랭킹·품질 시스템에 뿌리를 두고 있다"이고, 색인에 없는 콘텐츠는 검색되지도, 인용되지도 않습니다.
검색 신뢰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경로 역시 축적의 게임입니다.
그리고 빠른 노출이 나온 경우에도, 그것이 매번 반복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2편에서 본 네 겹의 변동성 때문에, 확률이 좋게 실현된 시점의 스냅샷일 뿐입니다.
참고 — AI는 두 번 만들어집니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모델 자체도 두 단계로 만들어집니다.
1단계 사전학습(pretraining) — '다음 토큰 맞히기'로 지식이 만들어지는 단계. 전체 계산량의 90% 이상
2단계 사후학습(post-training) — '질문에 답하는 태도'가 만들어지는 단계
2단계의 대표 기법이 RLHF입니다. 같은 질문에 대한 답 두 개를 사람에게 보여주고 나은 쪽을 고르게 한 뒤, 그 선택 기록으로 모델을 다듬는 방식 — OpenAI의 InstructGPT 논문(2022)으로 널리 알려졌고, 오늘날 ChatGPT다운 말투의 뿌리입니다. 이후 더 가벼운 DPO, 그리고 수학·코드처럼 채점 가능한 문제로 추론력을 키우는 강화학습(DeepSeek-R1이 2025년 보여준 방식)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왜 이 이야기를 하느냐면 —
이 2단계에서 모델은 "어떤 답이 좋은 답인가"를 배우기 때문입니다. 근거가 있는 답, 출처가 명확한 답이 선호되도록요.
AI 엔진들이 인용할 때 수치와 출처가 있는 문서를 좋아하는 경향(3편의 프린스턴 실험에서 통계 +40%, 출처 인용 +28%로 확인된 그 경향)은, 이 훈련 방향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모델이 좋은 답의 기준을 배웠기 때문에, 그 기준에 맞는 글이 인용되는 것입니다.
왜 2~4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리나
두 경로를 합치면, 저희가 안내드리는 시간표의 이유가 보입니다.
시작~1개월 — 홈페이지와 채널을 AI가 읽는 구조로 정비. 색인·크롤링 가능 상태를 만들어 인용 후보가 될 '자격'을 갖추는 구간
1~2개월 — 업장 고유의 글이 쌓이며 검색 노출 확률이 먼저 움직이는 구간
2~4개월 — 쌓인 신뢰 신호가 임계점을 넘으며, AI 답변 인용 확률이 올라가기 시작하는 구간
4개월~ — 실측 → 공백 발견 → 보강 루프가 자산이 되는 구간. 다국어 콘텐츠로 인바운드 질문까지 확장
이것은 저희가 정한 속도가 아닙니다. 크롤링 주기, 검색 신뢰도 형성, 모델 학습 사이클이라는 시스템의 속도입니다.
지름길을 판다는 곳이 있다면, 시스템 바깥에서 무언가를 약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이 게임은 축적형이라서, 먼저 시작한 쪽과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집니다.
그리고 쌓인 기록은 광고와 달리, 결제를 멈춘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그 격차가 완전히 벌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 후발주자는 다 망해야겠죠. 그 안에는 여러 기술적 요인들이 또 들어갑니다. 직접 학습을 해본 사람들만이 아는 미묘한 차이입니다. 이것도 추후 풀어보겠습니다. 저희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LLM을 직접 만들어본 사람들이 구성원으로 있기 때문이죠)
오늘의 세 문장 요약
AI가 브랜드를 아는 경로는 둘 — 학습된 기억(느리고 통제 불가)과 실시간 검색(빠르지만 신뢰 신호 필요).
학습 데이터는 필터링·중복 제거를 거치므로 복붙 글은 걸러지고, 원본성 있는 기록이 살아남습니다.
2~4개월이라는 시간표는 영업 멘트가 아니라 크롤링·신뢰도·학습 사이클이라는 시스템의 속도입니다.
다음 편 예고
지금까지의 원리를 모두 합쳐, 저희가 왜 '보장'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지 — 대신 무엇을 측정하고 무엇을 약속하는지를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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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Google Search Central, "Optimizing your website for generative AI features on Google Search" (2026.5) — RAG(그라운딩), 쿼리 팬아웃, "핵심 검색 랭킹 시스템에 뿌리"
Meta, Llama 3 기술 보고서 — 15조 토큰, 데이터 파이프라인·annealing
Ouyang et al., "Training language models to follow instructions with human feedback" (InstructGPT, 2022) — RLHF
Rafailov et al., "Direct Preference Optimization" (2023) / DeepSeek-AI, "DeepSeek-R1" (2025) — 사후학습의 발전
BrandBloom 고객 사례 — 둘쭈라 성수 (2026)
※ AI 검색 노출은 질문, 시점, 경쟁 상황 및 플랫폼 정책에 따라 달라지는 확률의 영역이며, 특정 결과를 보장할 수 없습니다. 소개된 시간표는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흐름이며 업장·경쟁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